나는 인간의 행복추구의 정당성과 인간 인격의 존엄성에 대한 완성이 역사의 궁극목적으로 보고 싶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날 때 자기완성을 위해 움직이게 된다. 행복은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해당한다. 인간의 자연적 권리와 인간의 인격은 역사가 궁극적으로 완성하려고 추구하는 덕목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나 세계사는 행복의 실현과 인격의 완성에 종속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는 아직도 세계사에서 세계보편적인 가치를 창조하거나 생활화하고 있지 못하다. 모든 인류에게 좋은 것은 우리 한국인에게도 좋다. 하지만 한국인에게 좋다고 해서 모든 인류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런 비대칭성을 감안하면 인류에게 좋으면서 한국에게 좋은 것을 생활화해야만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한편에 있어서 우리는 자민족 폐쇄주의에만 집착하는 일본의 소아병적인 집단 이데올로기도 철폐해야만 하고 아무 현실성 없는 공허한 세계주의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피요하고 소모적인 싸움은 불필요한 싸움만 가속화시킬 것이다. 우리가 이런 싸움으로부터 정화할 수 있는 것은 나의 것이면서 보편적인 것을 생활화할 때 뿐이다.
세계사로 나가는 길 위에서 대한민국은 이제 동일화의 근거를 세계보편성에 맞추어 진행시켜야만 한다. 일본에 기생하면서 일본이 만든 이데올로기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모든 시도는 이제 철저하게 해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자학근성과 패배주의는 우리가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다. 우리는 이 순간에도 내가 누구인가를 묻고 내가 나의 인간됨에 있어서 무엇이 나를 실질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가에 대해 의식적인 검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일본과 야기된 특수한 문제를 극복할 가능성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편적 가치의 생활화를 위해 우리의 모든 노력을 귀울일 때 우리는 폐쇄된 특수성을 넘어서 보편성을 생활화하게 된다. 이것이 한국에 있어서 역사의 무조건적 명령이다. 이 과제의 실질적 완성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우리가 노력할 때만 달성된다. 애국가를 강요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애국가를 부를 수 있을 때 그 국가는 진정한 의미에서 행복한 일치의 경험을 하게 된다. 국민의 자발성을 무시하고 억지로 총동원하는 그런 강요된 애국은 이제 이 한국 땅에서 영원히 추방되지 않으면 안 된다. 맹목적 애국과 강요된 애국은 폐지되어야만 한다. 개인의 자발성에 입각하면서도 개인의 충성심을 이끌어낼만큼 국가 자체가 인권적이고 개방적이어야만 한다.
인권을 탄압하고 행복에 적대적인 싸늘한 독재국가는 반드시 폐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강요된 침묵을 통해 우리의 인간적 가치가 부정되었던 어두운 정치적 독재를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의 수치이고 인류의 정당한 구성원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 우리가 반드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다. 국가가 행복과 인권이라는 기초 위에 있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다. 국가는 힘을 통해 이런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집행하는 기관에 불과하지 특권화된 집단이 절대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힘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집행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만능주의=힘 만능주의는 우리가 반드시 깨부수지 않으면 안 되는 독소조항에 불과하다. 우리는 인권과 행복이 자유롭게 피어나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겨야하지 힘 만능주의로 왜곡된 국가를 자랑할 수는 없다. 지난 50년간 우리 대한민국은 인권후진국가에서 살아왔다. 우리가 이런 역사를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로 세계일등국가가 될 수 없다. 역사청산은 일본의 역사만이 아니라 우리가 자초한 이런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이고 행복적대적인 삶을 척결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만 한다.
국제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국제 사회에 적합한 의식을 형성하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서 필요하다. 그것은 세계시민의식을 통해 국가와 세계성을 통일된 것으로 현실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또한 요구하게 한다. 오직 그 때 한에서만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이면서 세계국가일 수 있는 개방성을 현실화할 수가 있다. 미래개방적인 만큼 우리의 과거를 개방적으로 재생산할 수가 있다. 역사는 우리가 그런 의식적인 노력과 창조를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우리 역사를 창조적으로 쓸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잘 살기 위해서다. 지킬 것이 있고 자랑스러운 것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지키고 자랑한다. 우리가 역사를 창조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당위와 현실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독재의 종식과 자유민주주의의 생활화는 이런 단계의 첫 단계를 의미한다. 그리고 더 나가서 인권과 행복의 실현이 아무 방해받지 않고 자유스럽게 실현될 수 있는 나라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서전을 증명해야만 한다